몇시간씩 울어 퉁퉁 부어오른 눈을
짙은 선글라스로 가리고선
늦은 출근을 했다.

맥도널드 안엔 런치세트를 먹기 위한
줄이 가득 늘어서 있고
아무 생각을 하지 않으려 했지만
자꾸만 왈칵 차오르는 눈물 때문에
그대로 줄을 서서 다희를 기다리고

햄버거를 먹으면서도 차오르는 눈물이
숨겨지지 않아 난감했다.





생각보다 이른 퇴근길
다희랑 걷는 작은 골목길 왼편으로
주황빛의 꽃송이가 보인다.

나뭇가지 모양이 석류나무인듯해 보였는데
꽃송이가 탐스러운 게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나무 앞에 서니
석류꽃이 맞다.

바닥에 떨어진 한 송이를 주워 손바닥에 올려놓으니
당신이 생각났다.

이 꽃, 당신 주어야겠다.
당신 보여주면 당신이 좋아할까,
그런 생각부터 하는 내가 우습고 초라했다.

그러면서도
끝내
꽃이 부서질까
컵에 담아 가방 안에 넣어 오고 말아버린다.





어느 것 하나
나와 하는 것이 없는
어느 것 하나
나만을 위한 것이 없는 당신을 두고

나는 누구와도 하지 않았던 일들을
당신과 하려하고
늘 당신이 처음이고자 했는데
.... 나를 미련하다 할까




Posted by 사.과.나.무 트랙백 0 : 댓글 0